사회적 관계가 나날이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자폐증(autism)은 더욱 중요한 병증으로 취급받고 있다. 자폐증을 설명하는 가장 잘 알려진 묘사는 책과 영화로 유명한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나온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마치 첩보 영화에 나오는, 한쪽에서만 볼 수 있는 거울이 설치된 취조실 안에 있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자폐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상대의 반응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다. 자폐증상을 갖고 있는 어린이는 자라면서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 관계망 속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적응시키기 어렵다.
특히 미국에서 어린이 자폐증 환자의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어린이 1만 명 중 1명꼴로 자폐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자폐증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더욱 커지면서 자폐증의 범위가 더욱 확대된 측면도 있지만 2000년 초반 자폐 어린이 환자는 150명 중 1명꼴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2016년 기준으로는 68명 중 1명으로 더욱 늘었다.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가 20여 명임을 고려하면 3개 학급 학생 중 1명은 자폐 증상을 앓고 있는 셈이다.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자폐증의 정확한 발병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적 비용도 더욱 늘어나고 있다.
자폐증 환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스포츠 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 스포츠가 어떻게 자폐증 환자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자폐증에 대한 연구 초기에는 스포츠가 오히려 자폐증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대부분이 체내 근조직 약화를 동반하기 때문에 격렬한 운동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스포츠가 자폐 증상 어린이의 사회 적응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적어도 개인 종목에서는 스포츠의 효과가 상당 부분 받아들여지는 중이다. 수영과 육상은 몰입도를 높임으로써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강화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최근의 흐름은 자폐 어린이가 팀 스포츠에 합류하는 것이 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데까지 이르렀다. 전까지는 농구, 축구 등 팀 스포츠에 있어서 경기 도중 상대방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다음 플레이로 연결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자폐 환자가 적응하기 어렵다는 게 통념이었다. 자폐 증상이 없는 선수들과의 팀플레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편견을 깨뜨리고 가능성을 열어 준 첫 번째 사례가 2006년 뉴욕의 아테나 고교 농구부 소속의 제이슨 맥얼웨인이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맥얼웨인은 경기 후반 투입됐고, 첫 2개의 3점 슛을 놓쳤지만 이후 6개를 연달아 넣으면서 20득점에 성공했다. 이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고, 커다란 감동과 함께 자폐증 선수의 팀 스포츠 가능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축구를 통해 자폐 아들 알렉산더의 사회 적응을 돕고 있는 에론 프라이드랜더는 “축구를 통해 아들이 사회 적응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활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라이드랜더는 “무엇보다 알렉산더가 팀의 일원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속감’은 자폐 증상 어린이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SI에 따르면 최근 연구들은 자폐증 환자의 기온 저항이 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종목은 자폐증 선수들에게 유리한 종목이 될 수 있다.
개인적 스포츠 참여의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시도 또한 진행 중이다. 행동발달전문의 웬디 로스는 필라델피아 지역 프로스포츠 구단들과 연계해 일종의 ‘자폐 환자 적응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야구, 농구 등 지역 프로스포츠 팀 경기를 단체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각 구장의 진행 요원들에게 자폐 환자의 특별한 증상에 대처하는 법을 교육함으로써 자폐 환자들이 더욱 큰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스포츠 경기 관람이라는 몰입도 높은 경험을 통해 사회 적응에 한 걸음 다가가게 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가 자폐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조금 더 익숙하게 만들기도 한다. 로스는 자폐 증상에 대해 “단지 환자 개인의 증상 해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대응이 필요하다. 이제 사회적 장애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단지 자폐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증상이 있고, 이 증상이 문제가 된다면, 그 해결 방식을 개인의 의지와 능력으로 떠넘길게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확대해, 근본적인 해결을 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개인이 아닌 사회적 그물이다. 공공재의 역할을 하는 스포츠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중적이고 용이한 통로라는 점에서 또 다른 존재 이유를 갖는다.
(한교12/12)
덧글
고난 많은 인생 삶 속에서 내 사정을 하소연하고 고통을 호소하며 해결을 간청할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요. 하나님으로부터 세상 살아갈 힘을 얻고 있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모두가 감사하는 삶을 사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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